그녀를 만난건 단순한 우연이었다.
세상 사람들이 그런 우연을 필연이라 하지만 나에게는 일상 생활에 벌어진 단순한 우연에 불과했다.
그 날도 오늘과 같이 비가 보슬보슬 내리는 날이었다.
나이는 하루하루 먹어가고 취직은 안되는 술로 하루하루를 버텨가는 무미건조한 삶을 살아가는 어느 때와 똑같은 하루였다. 이 빌어먹을 세상을 계속 되뇌이며 비틀비틀 걸어가는데 번개가 쳤다. 우연찮게 바라 본 하늘은 순간 번뜩였고 우연찮게 바라본 건물의 옥상에는 한 여인의 실루엣이 잠깐 비쳤다.
쿠르릉-
몇 초뒤 천둥이 치고 멍하게 그 여인을 바라보던 나는 정신이 번뜩 들었다. 한 여인이 옥상의 난간에 앉아있었다. '죽으려는 건가?' 라는 생각과 동시에 막아야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술에 취해 비틀거리는 몸을 이끌며 건물로 뛰어 들어갔다. 조금은 낡은 아파트형 공장. 사람들은 날 불쾌하게 쳐다보며 나와 옷깃하나 스치기 싫다는 듯이 길을 터줬다. 엘레베이터의 버튼을 급하게 누른다.
탁탁탁탁탁
아무리 빨리 눌러도 엘레베이터는 내려오지 않는다. 8층.
제길-
속으로 욕을 내뱉으며 나는 비상계단을 향해 달렸다. 어지럽다. 이럴 줄 알았으면 오늘 하루 쯤은 술을 마시지 말걸이라는 생각을 잠시 한다. 웬지 술이 받지 않는 날이었다. 받지않는 걸 억지로 꾸역꾸역 마셧던 기억이 난다. 12층건물. 평소같으면 힘들긴 해도 한번에 뛰어 올라갔을 거리. 그 거리가 너무나 길게 느껴졌다. 발이 미끄러지고 몇 번을 뒹굴면서 12의 마지막 계단에 다달았다. 몸이 욱씬거린다. 그 욱씬거림이 정신을 맑게했다. 가쁜숨을 내쉬며 옥상으로 향하는 철문의 손잡이를 돌렸다. 부드럽게 돌아가는 손잡이와는 달리 문은 열리지 않는다.
제길, 제길-
연신 욕을 내뱉으며 난 그 문을 향해 몸을 날렸다.
쿵-
하는 소리와 함께 문이 열리고 나는 내 몸을 지탱하지 못해 볼품없이 굴렀다. 아픈건 상관없었다. 난 바로 주위를 살폈고 난간에 여전히 앉아있는 그녀를 보았다. 그녀는 넋이 나간 인형처럼 가만히 어딘가를 응시하고 있었다. 땅을 박차고 달렸다. 그리고는 난 그녀를 낚아체듯 끌어 안으며 바닥을 향해 굴렀다. 그녀와 나는 힘없이 굴렀다.
하아- 하아-
난 숨을 고르며 털썩 주져앉아 그녀를 향해 소리쳤다
"미쳤어요? 거기서 뭐하는 거에요!?"
그녀는 미동도 없다. 이제 보니 그녀의 뺨에는 빗물인지 눈물인지 알 수 없는 물방울들이 계속 흐르고 있었다. 제정신이 아니었을까? 난 그녀를 그대로 껴안았다. 그녀는 잠시 흠칫하더니 이내 큰소리로 울기시작한다. 난 그녀를 가만히 껴 안았다. 그리고 나와 그녀는 그러고 한참을 있었다. 빗줄기는 더욱 굵어지면서 더러워진 우리의 옷을 씻겨주는듯 했다....
가만히 생각해보면 그날 내가 미쳤다고밖에 생각 할 수 없는 하루.
그것이 나와 그녀의 첫 만남이었다. 그리고 나와 그녀의 마지막 만남이기도 했다.
그리고...
나와 그녀의 우연히 시작된 새로운 만남이었다.
Project.S by KTG
세상 사람들이 그런 우연을 필연이라 하지만 나에게는 일상 생활에 벌어진 단순한 우연에 불과했다.
그 날도 오늘과 같이 비가 보슬보슬 내리는 날이었다.
나이는 하루하루 먹어가고 취직은 안되는 술로 하루하루를 버텨가는 무미건조한 삶을 살아가는 어느 때와 똑같은 하루였다. 이 빌어먹을 세상을 계속 되뇌이며 비틀비틀 걸어가는데 번개가 쳤다. 우연찮게 바라 본 하늘은 순간 번뜩였고 우연찮게 바라본 건물의 옥상에는 한 여인의 실루엣이 잠깐 비쳤다.
쿠르릉-
몇 초뒤 천둥이 치고 멍하게 그 여인을 바라보던 나는 정신이 번뜩 들었다. 한 여인이 옥상의 난간에 앉아있었다. '죽으려는 건가?' 라는 생각과 동시에 막아야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술에 취해 비틀거리는 몸을 이끌며 건물로 뛰어 들어갔다. 조금은 낡은 아파트형 공장. 사람들은 날 불쾌하게 쳐다보며 나와 옷깃하나 스치기 싫다는 듯이 길을 터줬다. 엘레베이터의 버튼을 급하게 누른다.
탁탁탁탁탁
아무리 빨리 눌러도 엘레베이터는 내려오지 않는다. 8층.
제길-
속으로 욕을 내뱉으며 나는 비상계단을 향해 달렸다. 어지럽다. 이럴 줄 알았으면 오늘 하루 쯤은 술을 마시지 말걸이라는 생각을 잠시 한다. 웬지 술이 받지 않는 날이었다. 받지않는 걸 억지로 꾸역꾸역 마셧던 기억이 난다. 12층건물. 평소같으면 힘들긴 해도 한번에 뛰어 올라갔을 거리. 그 거리가 너무나 길게 느껴졌다. 발이 미끄러지고 몇 번을 뒹굴면서 12의 마지막 계단에 다달았다. 몸이 욱씬거린다. 그 욱씬거림이 정신을 맑게했다. 가쁜숨을 내쉬며 옥상으로 향하는 철문의 손잡이를 돌렸다. 부드럽게 돌아가는 손잡이와는 달리 문은 열리지 않는다.
제길, 제길-
연신 욕을 내뱉으며 난 그 문을 향해 몸을 날렸다.
쿵-
하는 소리와 함께 문이 열리고 나는 내 몸을 지탱하지 못해 볼품없이 굴렀다. 아픈건 상관없었다. 난 바로 주위를 살폈고 난간에 여전히 앉아있는 그녀를 보았다. 그녀는 넋이 나간 인형처럼 가만히 어딘가를 응시하고 있었다. 땅을 박차고 달렸다. 그리고는 난 그녀를 낚아체듯 끌어 안으며 바닥을 향해 굴렀다. 그녀와 나는 힘없이 굴렀다.
하아- 하아-
난 숨을 고르며 털썩 주져앉아 그녀를 향해 소리쳤다
"미쳤어요? 거기서 뭐하는 거에요!?"
그녀는 미동도 없다. 이제 보니 그녀의 뺨에는 빗물인지 눈물인지 알 수 없는 물방울들이 계속 흐르고 있었다. 제정신이 아니었을까? 난 그녀를 그대로 껴안았다. 그녀는 잠시 흠칫하더니 이내 큰소리로 울기시작한다. 난 그녀를 가만히 껴 안았다. 그리고 나와 그녀는 그러고 한참을 있었다. 빗줄기는 더욱 굵어지면서 더러워진 우리의 옷을 씻겨주는듯 했다....
가만히 생각해보면 그날 내가 미쳤다고밖에 생각 할 수 없는 하루.
그것이 나와 그녀의 첫 만남이었다. 그리고 나와 그녀의 마지막 만남이기도 했다.
그리고...
나와 그녀의 우연히 시작된 새로운 만남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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