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oject.S'에 해당되는 글 17건

  1. [2011.11.25] 마지막 인류 1
  2. [2011.05.03] 비 내리는 소리
  3. [2011.01.02] 독백
  4. [2011.01.02] 그림자
  5. [2010.09.03] 우정, 사랑 그리고...

나의 이 일기를 어떤 "사람"이 읽을지 모르겠다.
아마도, 영원히 읽히지 않겠지.
나는 현재 남아있는 마지막 인류.
현재 남아있는 최후의 "사람".
 
어쩌면 이것은 예언됬던 것일지도 모른다.
기계 문명이 고도로 발달한 인류는
"인간"과 사고가 똑같은 "로봇"을 만들게 된다.
그들은 생김새며, 행동이며, 마음이며 모든 것이 "인간"과 같았다.
그 "기계" 설령 프로그램에 의해서 하는 행동이라고 할 지라도
그것들은 우리 "인간"과 완전히 같았다.
새 생명을 만들 수 없는 것 을 빼고는,
그리고 남을 상처주지 않고 배신하지 않는 것 빼고는...
 
어쩌면 "인간"이 "인간"이 아닌 "로봇"에 더 끌리는건 당연했는지도 모르겠다.
문명이 발달함에 따라 "인간"은 점점 혼자가 되어갔고
고독해짐에 따라 서로를 점점 불신하게되었다.
불신은 사랑이라는 싹을 짤라 버렸고
사랑이라는 싹이 잘려져버린 인류는 천천히 죽어갔다.
 
그 "철 덩어리"들은 무서우리 만큼 인간에게 완벽했다.
"인간"이 약해지면 위로해줬고,
"인간"이 사랑을 주면 같이 사랑을 줬다.
물론, 프로그램이었겠지만 "사람"들은
"인간"과 어떤 면에서는 완전히 똑같은 그 "기계"를
신뢰하게 되었고
"인간"과 "기계"를 구분을 못한 "사람"들이 늘어나기 시작하면서
"로봇"이 주는 달콤한 독에 차츰 빠져
그들은 혼자만의 세계에서 "로봇"과 함께 살아가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것이 마침내 결국은
"인간"이 "인간"을 불신하게 된 계기가 되버렸다.
 
사랑의 노래는 들리지 않았고
심지어 사랑의 씨앗조차 뿌려지지 않았다.
그럴 대지도 없었다.
...
...
...
 
그것이 결국 이렇게 되어
이 세계에는 나 혼자 남게 되었다.
혹시 누군가 있을지도 모르겠지만
내 옆에 있는 "기계"인 에밀리아의 검색에는
어떠한 "인간"의 생체반응도 느껴지지 않는다.
 
난, 최후의 인류가 된 것이다.
 
허탈하다.
자신들이 이룩한 고도의 문명으로 멸망하는 것이
우리 "인류"의 꿈이었단 말인가.
자신들의 문명에 갖혀서
결국 나오지 못해 죽어가는 것이었단 말인가..
 
지금 현란한 불빛이 비치는 밤의 거리를 내려다보면
우리가 살던 세계와 변함이 없다.
"기계"들은 "인간"과 똑같이 생활을 하기 시작했다.
저들에게도 가족이 있고, 연인이 있고, 꿈이 있고......
내가 마지막 "인류"인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말이다.
 
그렇다.
오늘부로 "인류"는 마지막을 고한다.
내 옆에 놓여있는 총의 차가운 방아쇠를 당기면 그것이 실행되겠지.
더 살 의미도, 희망도 없다.
 
혹시...
만약에라도...
남아있는 "사람"이 있다면
꼭 "인간"을 사랑해 보길 바란다.
"기계"로 인해 접어야 했던 나의 사랑을
남은 "사람"은 꼭 해보길 원한다.
부디, "사람"의 사랑이 얼마나 중요한지
꼭 겪어보길 바란다.
 
오늘로.
인류는 마지막을 고한다.


마지막 인류
by KTG
,

가만히 비 내리는 소리를 들으니
아무도 없는 세상에서 오직 나 혼자만이 있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지독하게 외로웠다.

사람을 만나고 싶어서, 사람이 보고 싶어서, 사람과 함께 있고 싶어서...

지독하게 외로웠다.

눈가엔 눈물이 흐로고 마음은 눈물에 잠기기 시작했다.
깊은 곳으로 깊은 곳으로...
아무도 없는 외로운 곳으로..
아무리 소리쳐도 어느 이 하나 대답 없는 나의 눈물 속으로..
나는
점점
잠겨만
갔다.


이곳은 춥다.
이곳은 외롭다.
이곳은..
아무도 없다..

비가 그쳤다.
외롭다.
,
있잖아, 당신은 기억할까?

나 당신이랑 함께 길을 걸으면 너무 설레였었어.
간혹 당신이 내 이야기에 웃어줄 때마다 당신 역시 나를 좋아하는게 아닌가 하고 설레였고
당신의 그 미소가 너무나 예뻐서 설레였고
그 웃음을 보면 나 역시 웃음이 나서 설레였어.

왜, 당신이 말했던거 기억나?
난 아무도 좋아하지 않을거라고 했던 말.
상처받고 싶지는 않으니까 아무도 좋아하지 않을거라고 했던 말 기억나?
사실 그때는 웃으면서 언젠가 좋은 사람 만나면 마음이 바뀌겠지 라고 말했지만
속으론 울고 있었어.
나는 안되는 걸까 하고.
그 말을 듣고나서 다음 주 크리스마스날 고백하려고 했던 내 계획을 지웠어.
그리고 당신이 떠난 지금, 후회하고 있지...
왜 그 날 손톱만큼의 용기가 없어서 고백을 하지 못햇을까 하고.

당신은 참 웃음이 많았었어.
집도 힘들고 몸도 힘들고 내가 볼땐 어떻게 저런 힘을 낼 수 있을까 할 정도로 밝았어.
당신이 떠나기 몇 주전에 갑자기 당신은 술 한잔 사달라고 나를 불렀지.
솔직히 말할까?
당신이 둘만 보자고 할때는 조금 떨렸어. 당신도 날 좋아하나 해서.
하지만 그날 당신의 웃음은 무언가 힘이 없어 보였고
술 몇 잔한 당신은 펑펑 울며 너무 힘들다고 말했어.
왜 세상을 살아야 하는지 모르겠다고.
내가 왜 이렇게 살아야하는지 모르겠다고.
나는 이렇게 노력하는데 왜 달라지는게 없는지 모르겠다고.
충격이였어. 내가 너무 원망스러웠어.
그렇게 함께 있었으면서 당신의 곪아가는 속을 모른 내가 너무 싫었어.

그리고 다음 날.
당신은 불현듯 연락을 끊고 사라졌지.
불안했어.
당신을 영원히 못보는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자꾸 멤돌았어.

그러고 보니 나는 당신 집도 몰랐고 당신의 친한 친구들 전화번호도 몰랐고
당신의 전화기는 꺼져있고 아무것도 할수 있는게 없더라.
초조하고 불안해서 잡히는 일이 없었어.
그리고 1주일 뒤,
당신에게서 연락이 왔어.
사람들과 대화를 하다가 뛰쳐나와서 전화를 받았어.
남들의 시선이 조금 부끄럽긴 했지만 그것보다 당신의 전화를 받는게 중요했어.

당신은 고맙다고 했어.
날 조금 좋아했던 걸지도 모른다고 했어.
난 그저 듣고만 있었어.
어디냐고 묻지 않았어.
하지만 당신은 자꾸 이야기를 했어.
화분에 물을 줘야한다고 했어. 옆집에 맡겨놓은 고양이도 챙겨줘야한다고 했어.
빨래도 해야한다고 했고 공과금 내는날이 다가온다고 공과금도 내야한다고 했어.
그리고.....
꼭 떠날 사람처럼 당신은 나에게 이런 저런 이야기를 했어.
난 그저 그렇구나 라는 말밖에 하질 못했어.

그리고 당신은 싸늘한 주검이 되어 돌아왔지.
자살이라 했어.
이런 일이 있을 거라 예상했지만 막지 못한 난....

어떻게 당신 집 주소를 알아내 고양이를 데려왔어.
화분도 같이 가져왔어. 빨래와 공과금은 챙기질 못했네.
그리고 다른건 기억이 나질 않아서 챙기질 못했어. 미안해.
지금 고양이와 화분은 내 옆에 있어.
걱정하지 말고 편하게 쉬도록 해, 당신.

아마도,
그곳은 마음 아프지 않고 편한 곳이겠지?


project.S 독백
by KT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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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녀를 너무너무 사랑한 그림자가 있었다.
그 그림자는 늘 소녀 뒤에서 붙어 그녀를 지켜주며 함께 다녔다.
그림자는 소녀가 그런 자신을 단 한번이라도 봐줬으면 했다.

빛을 너무너무 사랑한 소녀가 있었다.
그 소녀는 늘 빛을 향해 끊임없이 달려가려 했다.
소녀는 빛을 잡고 싶었다. 빛과 함께 하고 싶어 했다.

그림자는 너무너무 슬펐다.
늘 등 뒤에서 소녀를 지켜주는 자신을 몰라주는 소녀가 미웠다.
하지만 사랑하기에 미워할 수 없었다.

소녀는 너무너무 슬펐다.
늘 앞에서 자신에게서 도망가는 빛이 미웠다.
하지만 빛을 갈망하기에 미워할 수 없었다.

그림자는 소녀는 계속 따라 다녔다.

소녀는 계속 빛을 따라 다녔다.

그림자는 늘 그녀는 지켜주었다.

소녀는 늘 빛에게 버림 받았다.

.
.
.
.

달리다 지친 소녀의 상처투성이의 발은 더 이상 달릴 수가 없었다.
소녀와 함께한 그림자의 검은 발은 소녀를 감싸주고 있었다.
가만히 있는 빛은 소녀를 비추며 계속 그곳에 있었다.

소녀는 울었다.
그림자도 울었다.

소녀는 자신을 몰라주는 빛이 너무 서운했다.
그림자는 자신을 몰라주는 소녀가 너무 서운했다.

소녀가 걸었다.
그림자가 걸었다.

소녀가 쓰러졌다.
그림자가 감싸줬다.

소녀는 울었다.
그림자는 울었다.

소녀는 자신이 혼자라 생각했다.
그림자는 소녀가 자신을 알아 봐 줬으면 했다.

소녀는 슬펐다.
그림자도 슬펐다.

빛 만이 바라보고 있었다.

Projcet.S 그림자
by KT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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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결국 그날이 오고 말았다.
 그 사람이 나에게 좋아한다고 고백을 했다. 하지만 나는 그 사람을 친구 그 이상으로 생각해본 적이 없었다. 하지만 정말 친한 친구를 상처줄수도 있다는 생각에 나는 망설이다가 그 고백을 받아 들였다.

 가장 친한 동성 친구에게 이 사실을 얘기 했더니 그 애는 혹시 그러다가 나중에 좋아질지 어떻게 알 수 있냐며 동기가 어쨎튼 사귀어 보라고 했다. 생각과는 다른 대답에 약간 놀랐지만 일단은 사귀어 보기로 했다. 싫었다. 사람의 마음을 가지고 노는것이... 에전의 나도 그런 일로 상처를 받은적이 있기 때문에 더욱 싫었다. 그리고 그것이 진심으로 믿고있는 친구라는 사실은 날 더더욱 괴롭게 했다.

 사귄지 1년째 되던 날. 사실 사귄다고는 했으나 관계는 전과 그리 크게 바뀐건 없었다. 단지 서로 만나는 횟수만 더 늘은 것.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었다. 어쨎튼 1년째 되던 날. 그는 온갖 로맨틱한 이벤트를 준비해 나를 즐겁게 해줬다. 하지만 왠지 불안했다. 그리고 고백을 했던 그 장소에서 그는 고풍적인 오르골을 나에게 주며 소중한 것이라고 받아달라고 했다. 받지않으면 상처받을까봐 망설이며 받았다. 그리고 그의 입술이 나의 입술에 살포시 닿았다. 나는 순간 그를 밀쳐냈다. 그의 표정엔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 나는 다시 그에게 오르골을 돌려준 뒤 뒤도 안돌아보고 그대로 집으로 갔다. 미안함 때문인지 친구를 잃었다는 슬픔 때문인지 아니면 거짓 사랑을 한 나에 대한 경멸 때문인지 눈물이 계속 흘렀다. 그리고나서 그에게선 1주일간 연락이 없었다.

 그리고 1주일째 되던 밤. 
 '미안해. 다 들었어. 내 생각만 했나봐.'
 라는 그로부터의 짧은 문자가 와 있었다. 다 들었어 라니? 난 나와 그에게 서로 사귀라고 했던 친구에게 전화를 걸었다. 이 늦은 밤에 웬일이야 라는 목소리를 듣자마자 나는 대뜸 말했냐고 물었다. 수화기의 저편에선 망설이더니 말했어 라는 떨리는 목소리만이 전해져 왔다. 화가 났다. 왜 말했냐고 말하지 말라고 하지 않았냐고 필사적으로 울음을 참아가며 말했다. 하지만 울음 소리는 수화기의 저편에서 들려왔다. 어쩔 수 없었다고. 그가 자기를 잡으며 펑펑 울면서 나한테 내가 나쁜놈이라고 말했다고. 그 상처를 알면서 내가 나쁜 짓을 저질렀다고 말했다고. 날 붙잡고 울고 있는 그의 모습이 너무 가엾고 불쌍해서 말했다고. 나는 그 사람이 좋다고. 내 가슴이 너무 아파서 버틸 수가 없었다고. 울면서 토해낸 그 말을 들은 나는 더 이상 수화기를 들고 있을 수 없었다. 그 애가 그를 좋아하는 것 같다는 생각을 여러번 했었지만 기우라 생각했는데...

 수화기에선 북받친 울음 소리만이 계속 들려왔고 간간히 미안하다는 소리도 들려왔다. 떨어져 있는 수화기를 들어 말없이 끊고 침대에 몸을 기대 앉아 고개를 들어 형광등의 불빛을 보자 참았던 눈물이 쏟아져 나왔다. 배신감 때문인지 미안함 때문인지 알 수가 없었다. 한참을 숨죽여 울다가 책상을 보니 셋이서 찍은 사진이 메모판에 붙어있었다. 그래. 그 애의 눈빛. 그 애는 그를 좋아하고 있었다. 이제서야 사진을 보면서 들었던 묘한 위화감이 풀리기 시작했다. 괴로웠다. 친한 친구를 둘이나 잃었다. 고백 받던 날 거절했으면 어땟을까 하는 후회가 밀려왔다. 뭘 하든 확실한 걸 좋아하는 그 애의 사귀다 보면 좋아지겠지 라는 말을 들었을 때도 약간 이상했으나 그냥 넘어간 것이 후회가 되길 시작했다. 모든 걸 잃은 기분이었다.


이제
어떻게 하면 되는 걸까...?

어떻게 하면 좋은 걸까...?


Project.S 우정, 사랑 그리고..
by KT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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