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시간이 흘렀다.
결심을 하고나서부터 2년이라는 세월. 하지만 그 결심이 2년이라는 짧은 세월에 무뎌져 잊혀져갈 때 쯤, 불현 듯 그 결심은 다시 떠오르고 나를 괴롭혔다. 늘 잊지않겠다던 그 결심. 그 약속. 하지만 오늘은 무너트릴 것이다.
당신과 나와의 거리가 멀어져가기 시작할 때 쯤이였을까? 그때까지만 해도 세상을 다 잃은 듯 한 기분이 들었었는데 어느샌가부터 점점 잊혀져 그저 힘들었던 기억으로 남았다. 그때 당신이 왜 헤어지자고 했는지는 기억나지 않는다. 아니, 나 자신이 정확하게 왜 헤어져야했는지를 모른다고해야 맞을 것이다. 햇빛이 따가운 8월의 여름. 매미가 소리가 을씨년스럽게 들렸던 그 시간. 당신은 자신의 입으로 헤어지자는 말을 하면서 울기 시작했고 나는 그런 당신을 ‘그저’ 바라보고만 있었다. 당신은 나와 수 백번을 넘게 만났지만 나와의 거리는 전혀 줄어든 것 같지 않다고 했다. 나를 전혀 모르겠다고 했다. 알려고 할수록 점점 깊은 곳으로 빠지는 것 같아 무섭다고 했다. 나의 묵묵한 점이 좋았다던 그녀는 그렇게 나를 떠났다. 슬프진 않았다. 단지 잠시 매미소리가 그칠 때까지 나는 그 자리에 있었을 뿐이었다. 매미소리가 그치고 정신이 들었을 땐 이미 그녀는 없었다. 웬지모를 분함에 가슴이 메였다. 아니 분노인가? 그 분노가 나를 향한 것인지 그녀를 향한 것인지 그때는 알지 못했다. 그리고 하루를 보낸 뒤 나는 결심을 했다. 그리고 그 결심을 잊지 않기로 했다.
그리고 오늘. 나는 그 결심을 깨려고 한다. 나와 같은 곳에서 일하는 그녀에게 고백을 하려한다. 유치하고 고전적으로 보일지는 모르겠지만 장미꽃 한다발을 들고 그녀에게로 간다. 예전의 나라면 상상도 못할 모습으로. 다시는 그런 결심을 하지 않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다.
장미꽃 한다발을 사들고 그녀에게 가던 길에 나는 ‘그녀’를 보았다. ‘그녀’는 내가 아닌 다른 사람 곁에서 예전에 내게 보여준 그 환한 웃음을 보여주고 있었다. 내게 보여준 웃음보다 더 환한 웃음이었을지도 모른다. '그녀'와 나는 점점 가까워져갔다. ‘그녀’는 나를 알아보지 못한 듯 했다. ‘그녀’가 내 옆을 지나가고 나는 뒤를 돌아보았다. 그 두 사람의 거리는 정말 가까워 보였다.
“그래.”
나도 모르게 ‘그래’를 외치며 2년 동안 한 번도 지어보지 못한 미소로 나는 장미꽃 다발을 본 뒤 계속 그녀를 향해 걸어갔다.
매미가 울기 시작했다.
Project S. 결심
by.KT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