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년전 이었을까...?

어느 덧 커버린 우리가 서로를 잊고 살아가게 된것은...
아니, 나만 잊은걸까?
아니면 너만 잊은걸까?

당신이 자주가던 장소, 당신의 향기, 당신의 습관, 당신의 미소, 당신의 눈물, 당신의.....
이 모든 것을 잊은 채, 바쁜 세상을 살아가게 된 것은 언제부터였을까?

이 이야기는 나와 당신의 어릴적 이야기일지도 모르겠다.
사랑은 했으나 끝내 전해지지 못한 당신과 나의 사랑이야기...

내가 아이 아빠가 되어 버린 것 처럼 당신도 아이의 엄마가 되어 있겠지.

그 날, 그 사건 이후로 난 연락을 끊었고 당신도 연락이 없었어.
그래, 그 날 이후로 당신을 본적도, 목소리를 들은적도 없구나....
고등학교 졸업식 날이었나? 내가 당신에게 편지를 준 날이. 그 날 이른 오후, 난 당신의 집에 찾아가 급하게 나온 듯한 당신에게 현관에서 편지를 던지듯이 주고 그대로 뒤도 안보고 뛰어갔었지. 아마 당신이라면 멍한 표정을 지었을꺼야. 보진 못했지만 웬지 그랬을 것 같은 기분이 들었거든. 그 편지에는 당신을 좋아한다고 적었었어. 만약 내 고백을 받아 줄 거면 6시에 학교 뒷 교사에서 보자고, 그렇게 적었었을 거야.
그 날... 난 학교 뒷 교사에서 아침해를 봤지만 당신을 볼 순 없었어. 그 이후로 나는 당신에게 연락을 안했고 당신도 나에게 연락이 없었지. 분명히 당신도 나를 좋아한다고 생각했었는데. 내 착각이었나봐. 아침해를 보고 난 그냥 거리를 터벅터벅 걸으며 편의점으로 갔어. 초코우유를 샀지. 당신은 우유를 그리 좋아하진 않지만 집으로 같이 가는 길에 혹시 편의점에 들리면 언제나 당신은 초코우유를 샀었어. 키 커야한다고. 그리 작은 키도 아니었는데 늘 컴플렉스가 있던 당신이었지. 그냥 우유가 더 좋지않겠냐고 했더니 맛이 없다고 했었나?
초코우유를 들고 다시 터벅터벅 걸어가다가 중앙공원으로 들어갔어. 왜, 자주 가던 곳 있잖아. 분수대에있는 의자에 앉아서 초코우유를 홀짝홀짝 마셨지. 눈물이 나더라. 잠시 고개를 숙이고 울다가 입술을 깨물고 눈물을 그쳤어. 바보같잖아. 초코우유를 마시다가 우는 남자라니... 그리고 멍하니 아침 산책을 하는 사람들을 보다가 공원을 다시 나왔어. 혹시나 하는 마음에 핸드폰을 봤지. 문자 없음. 메세시 작성을 누르고 당신에게 보낼 문자를 길게 썻어. 확인. 메세지를 보내겠습니까? 라는 문구를 한참을 보고 있었지. 확인버튼을 누를까 하다가 이내 핸드폰을 닫아버렸어. 당신만 더 힘들게 하는게 아닌가 하고.
그리고나선 집앞의 행단보도 앞에 다와갔을 때. 엠블란스 한 대가 내 옆을 지났쳤어. 엄청난 사이렌 소리와 함께. 그 소리에 놀라 난 엠블란스가 지나간 도로를 보고 있었어. 왠지, 눈물이 났어.

그 날의 기억까지는 여기까지다.
지금 그녀는 무엇을 하며 살고 있을까...?
행복하게 잘 살고 있겠지? 좋은 사람이니까...

ProjectS. 나와 그녀, 닿지 못했던 것
by. KTG_은빛하모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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