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oject.S'에 해당되는 글 17건

  1. [2010.08.14] 결심
  2. [2009.01.24] 2
  3. [2009.01.24] 위선
  4. [2008.12.22] 기다리고 있었다.
  5. [2008.08.26] 문뜩.

 

많은 시간이 흘렀다.

 결심을 하고나서부터 2년이라는 세월. 하지만 그 결심이 2년이라는 짧은 세월에 무뎌져 잊혀져갈 때 쯤, 불현 듯 그 결심은 다시 떠오르고 나를 괴롭혔다. 늘 잊지않겠다던 그 결심. 그 약속. 하지만 오늘은 무너트릴 것이다.

 당신과 나와의 거리가 멀어져가기 시작할 때 쯤이였을까? 그때까지만 해도 세상을 다 잃은 듯 한 기분이 들었었는데 어느샌가부터 점점 잊혀져 그저 힘들었던 기억으로 남았다. 그때 당신이 왜 헤어지자고 했는지는 기억나지 않는다. 아니, 나 자신이 정확하게 왜 헤어져야했는지를 모른다고해야 맞을 것이다. 햇빛이 따가운 8월의 여름. 매미가 소리가 을씨년스럽게 들렸던 그 시간. 당신은 자신의 입으로 헤어지자는 말을 하면서 울기 시작했고 나는 그런 당신을 ‘그저’ 바라보고만 있었다. 당신은 나와 수 백번을 넘게 만났지만 나와의 거리는 전혀 줄어든 것 같지 않다고 했다. 나를 전혀 모르겠다고 했다. 알려고 할수록 점점 깊은 곳으로 빠지는 것 같아 무섭다고 했다. 나의 묵묵한 점이 좋았다던 그녀는 그렇게 나를 떠났다. 슬프진 않았다. 단지 잠시 매미소리가 그칠 때까지 나는 그 자리에 있었을 뿐이었다. 매미소리가 그치고 정신이 들었을 땐 이미 그녀는 없었다. 웬지모를 분함에 가슴이 메였다. 아니 분노인가? 그 분노가 나를 향한 것인지 그녀를 향한 것인지 그때는 알지 못했다. 그리고 하루를 보낸 뒤 나는 결심을 했다. 그리고 그 결심을 잊지 않기로 했다.
 
 그리고 오늘. 나는 그 결심을 깨려고 한다. 나와 같은 곳에서 일하는 그녀에게 고백을 하려한다. 유치하고 고전적으로 보일지는 모르겠지만 장미꽃 한다발을 들고 그녀에게로 간다. 예전의 나라면 상상도 못할 모습으로. 다시는 그런 결심을 하지 않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다.
 
 장미꽃 한다발을 사들고 그녀에게 가던 길에 나는 ‘그녀’를 보았다. ‘그녀’는 내가 아닌 다른 사람 곁에서 예전에 내게 보여준 그 환한 웃음을 보여주고 있었다. 내게 보여준 웃음보다 더 환한 웃음이었을지도 모른다. '그녀'와 나는 점점 가까워져갔다. ‘그녀’는 나를 알아보지 못한 듯 했다. ‘그녀’가 내 옆을 지나가고 나는 뒤를 돌아보았다. 그 두 사람의 거리는 정말 가까워 보였다.
“그래.”
 나도 모르게 ‘그래’를 외치며 2년 동안 한 번도 지어보지 못한 미소로 나는 장미꽃 다발을 본 뒤 계속 그녀를 향해 걸어갔다.

 매미가 울기 시작했다.

Project S. 결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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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랫동안 꿈을 꿨다.
정말로 행복한 꿈. 하지만 살얼음을 걷는 듯한 언제 깨질지 모르는 꿈. 그 꿈에서는 나는 늘 행복했다. 하지만 늘 불안했다.
늘 같은 꿈. 오랫동안의 달콤함 뒤에 찾아오는 잔인한 현실. 그리고 서늘함. 달콤함에 오래 취할 수록 더욱 더 현실은 두려워졌다.




달콤함의 끝.



현실.



난 모든 것이 예정되어있던 꿈에서 깨어나 잔인한 현실을 맛본다.
그리고나선 혼자서 조용히 되뇌인다.


 "괜찮아. 늘 꿈에서 깨면 혼자였는걸... 남아주는 사람은 한사람도 없는걸..."


Project.S_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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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주변엔 늘 친구가 많았다. 하지만 그들을 믿지는 않았다. 아니, 믿었었다. 겉으로만.
그들이 힘들때는 늘 감미로운 언어로만 위로해줬다. 실천은 하지 않았던거 같다. 그들은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위안이 되 보였으니까.
하지만 왜인지 그들은 하나하나 나를 떠났다.
나는 그 상황이 익숙했다. 그들은 더 행복해져서 나를 떠났다고 생각했었으니까.
나는 좋아하지 않는 아이에게도 미소를 보이며 늘 힘이되어주겠다고 말했다. 물론 실천은 없었다. 그들은 날 믿는거 같았으니까.
어느 날, 그 아이가 울고 있기에 나는 그 아이에게 다가가서 최대한 부드러운 미소로, 그리고 다 받아들여주겠다는 표정으로 무슨일이냐고 물었다. 그 아이는 날 보며 잠시 망설이더니 악에받쳐 말했다.

"저리 가! 넌 왜 늘 그런식이야!"

순간 나는 어안이 벙벙해졌다. 내가 뭔가 말을 잘못했었나. 표정엔 문제가 없었다. 늘 지어왔던 표정이니까. 말투? 완벽했다. 타이밍? 정확했다. 그런데 왜?
나는 최대한 표정을 유지하며 그 아이를 달래려고 노력했다. 살짝 짜증이 났지만 이게 최선이라 생각했다. 내가 손을 가까이 가져가자 그 아이는 내 손을 내치며 말했다.

"사람을 싫어하면서도 좋아하는 척 위선떠는게 그사람에게 얼마나 큰 상처를 주는 알아?! 그걸 몰랐어?! 넌 늘 그런식이야... 너가 불리하면 나중에 빠지고, 그냥 겉으로만 맴돌며 자기 만족에 사는 그런 사람이야!"

그리고 그 아이는 저 멀리 뛰어갔다.

난 뒤늦은 눈물을 흘리며 난생 처음으로 가장 나다운 표정으로 주저앉아 울고 있었다.


Project.S_위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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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을 기다리고 있었다.
추운 겨울. 희미하게 반짝이는 골목길의 가로등 아래서 혼자서 눈을 맞으며 기다리고 있었다.

나는 분명히 '기다리겠어.' 라고 말했다. 돌아올거라고 생각했다.
눈은 소복소복 쌓여가고 내 손과 귀, 발은 점점 차가워져 갔다. 그 차가움은 점점 번져 내 가슴에 닿았다. 한없는 차가움. 마음의 추위. 혼자 남은 것의 추위.

익숙해졌다고 생각했다. 한 두번이 아니니까.
돌아올 것이라고 생각했다. 믿고있었으니까.
마음은 녹아내려 비가 되지 않을거라 생각했다. 익숙해졌으니까.

희미한 불빛만이 나를 비추는 지금.
나는 얼어가는 마음을 감싸며 기다리고 있다.



Project.S_기다리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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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뜩 정신을 차려보면 혼자다.

나와 함께했던 사람들,
내가 사랑한 사람,
나를 반겨주었던 친구들...

그 누구도 나의 곁에 남아있어 주질 않았다.

이 공간...
언제부터 그렇게 변해버린 것일까...

그토록 따뜻했던 공간인데...
벽에 기댄 등 뒤로는 차가운 한기만에 뼛속에 사무친다.

그 사람들의 웃음소리가 아직도 귓가에 울려퍼지는데...
아직도 온기가 느껴지는거 같은데...
그 온기에, 그 웃음소리에 손을 가져가 보면
잡히는건 싸늘한 공기뿐...


언제부터 이렇게 멀어져버린걸까...
내 꿈이, 우리의 꿈이..
언제부터 이렇게...
모두 헤어져버린걸까...

하나로 이어지게 해줬던...
그 마음이...


Project S by_KT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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